[환경미디어] ‘꿈의 치료법’, ‘미래의학’, ‘재생의학’--- ---. 줄기세포(stem cell) 치료에 대한 희망 어린 표현이다. 줄기세포 치료는 의학계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장기의 기능이 저하된 질병, 정복되지 않은 난치병 치료 가능성 때문이다. 줄기세포 치료는 이미 혈액질환, 뇌신경질환, 척수손상, 신경퇴행성 질환 등에서 임상되거나 깊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재생의학(Regenerative medicine)은 사람의 세포, 조직, 장기의 교체나 재생으로 원래 기능을 회복시키는 의학이다. 장기나 조직의 재생 중심에 줄기세포가 있다. 그러나 모든 세포가 재생되는 것은 아니다. 척수, 심장근육, 뇌신경, 췌장 등은 파괴되면 복구가 안 된다. 이때 손상 장기에 줄기세포를 넣으면 재생 치료가 가능하다. ‘불사조 신화’ 꿈을 부풀리게 하는 줄기세포는 한 개의 세포가 여러 종류의 다른 세포를 생산할 수 있는 특별한 성질을 지녔다. 장기나 근육으로 변하는 만능의 재생력이다.
줄기세포의 영어권 표현은 처음이나 식물 줄기를 의미하는 스템(stem)에서 유래했고, 일본에서는 뿌리에서 솟는 줄기를 뜻하는 간세포(幹細胞)라고 한다. 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 성체줄기세포,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나뉜다.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는 난자와 정자의 수정된 배아조직에서 얻는다. 신체를 구성하는 간, 콩팥, 근육, 신경 등 각종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손상된 장기 치료에 무한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배아줄기세포는 타인의 수정란에서 채취해야 한다. 또 세포의 핵 안에 든 유전자 교체의 핵 치환 과정도 거쳐야 한다. 난자 공여의 윤리 문제와 함께 기술의 복잡함으로 연구에 제약이 따른다.
성체줄기세포(adult stem cell)는 다른 조작을 가하지 않고, 제대혈이나 성인의 골수와 지방 등에서 얻는 세포다. 조혈모세포, 중간엽줄기세포, 신경줄기세포 등처럼 뼈, 간, 신경, 혈액 등 장기 세포로 분화되기 직전의 원시 세포다. 자신의 몸속에서 뽑는 성체줄기세포는 윤리 논쟁과 면역 거부반응에서 자유롭다. 최근 퇴행성관절염은 제대혈 줄기세포, 골수 줄기세포, 지방유래 줄기세포 등, 백혈병은 골수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도 시행되고 있다.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는 역분화줄기세포라고도 한다. 다 자란 세포를 원시상태로 되돌린 세포다. 최근 일본에서 세계 최초로 파킨스병 치료 임상시험이 승인된 줄기세포다. 성인이 자신의 피부나 혈액 등의 세포를 미분화 상태로 되돌려 배아줄기세포 처럼 전분화 능력을 갖추게 한 것이다.
자신의 몸에서 체취했기에 윤리 문제가 없고, 체세포 복제과정도 거치지 않기에 환자의 유전자에 맞는 치료가 가능하다.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성숙 세포를 미성숙 세포로 역 분화해 다양한 조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최근 연구자들은 유도만능줄기세포 연구에 집중하는 경향이다.
현재 치료나 임상시험에서는 주로 성체줄기세포가 이용된다. 외부의 조작 없이 환자의 몸에서 얻은 세포로 안정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만능유도줄기세포도 안정성과 특수질환 치료 가능성으로 일부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기형종과 종양 유발 가능성 등 면밀하게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다. 또 배아줄기세포는 환자와 일치하는 유전자 세포를 얻기 어려워 면역거부 반응 가능성이 있다. 또 난자공여라는 윤리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줄기세포 치료는 분명 혁명적인 희망이다. 그러나 여전히 연구되고 있는 분야로 검증할 영역이 남아 있다. 따라서 줄기세포 치료는 의학적으로 안정성이 입증된 부분만 해야 한다.
<글쓴이> 신동진 줄기세포성형학회 회장으로 SC301의원대표원장이다. 대표 논문에는 ‘지방줄기세포를 이용한 체지방이식 가슴확대수술의 임상효과 분석’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