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바법 또는 첨단재생법) 개정안이 지난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 20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됐다.
공포 후 1년이 되는 내년 2월 20일부터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첨단재생의료를 실시하도록 지정받은 재생의료기관이 환자 본인으로부터 유래한 세포를 단순분리, 세척, 냉동, 해동 등 최소한의 조작으로 첨단바이오의약품 원료로 공급하는 게 가능해졌다.
또 중대·희귀·난치병 환자 대상 세포·유전자치료를 원하는 환자가 있다면 임상시험이 아닌 일반 치료를 통해서 정부 지정 재생의료기관에서 자비로 치료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정부의 줄기세포를 포함한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적극적인 산업화 촉진 정책은 2007년부터 줄기세포가슴성형 및 줄기세포안면성형, 줄기세포 항노화치료를 연구해온 필자로서는 ‘가뭄의 단비’ 같은 정책적 격려라 생각한다. 이를 계기로 기술력을 다져온 관련 의료기관이 안정적으로 기술개발에 매진할 수 있고, 의료산업화를 통해 더 많은 부가가치 및 고용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필자는 2007년에 국내 성형 전문 의원 중 최초로 ‘줄기세포이식성형연구소’를 열었다. 대한줄기세포성형학회를 창립해 회장을 맡으면서 2010년대 중반까지 줄기세포가슴지방이식 기법을 전수하기 위해 매년 라이브서저리 시연회를 겸한 두 차례 이상의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고순도 줄기세포를 추출하기 위해 수동식, 반(半)자동식, 자동식 등 별의별 첨단기기를 사용하다가 지금은 수동식으로 노하우를 가진 전문인력이 줄기세포를 뽑아내는 게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음을 알게 됐다.
또 줄기세포와 지방세포를 황금비율로 배합하고, 이를 최단시간 안에 볼륨감이 부족한 유방 또는 안면 부위에 이식해야 생착률을 극대화할 수 있고 감염 위험도 낮출 수 있다는 노하우도 터득했다.
시행착오를 거쳐 2009년부터는 성형기법이 안정화돼 지금의 70%대 이상 생착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 생착률은 줄기세포성형의 핵심이다. 현재 국내서 대개의 ‘유사’ 줄기세포성형은 줄기세포에 물을 타거나, 줄기세포가 아닌 지방세포를 주입하거나, 고순도 줄기세포 대신 혈소판풍부혈장(PRP)를 주입하는 방법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눈 가리고 아웅’식의 수술로는 기껏해야 생착률이 15% 안팎에 머무르게 된다.
각고의 노력 끝에 필자는 8000례의 줄기세포성형수술 임상경험 실적을 쌓았고, 2020년 2월 ‘영국 옥스퍼드대 저널’에 이어 2023년 4월 SCI급(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 학술지인 미국 성형의학계 저널 ‘성형외과 연보’(Annals of plastic surgery)에 줄기세포 생착률이 평균 77.48%에 이른다는 논문을 게재해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성과를 올렸다.
줄기세포성형수술 발전에는 단지 개인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막대한 투자가 수반돼야 했다. 개원의로서 국내서 처음으로 줄기세포성형 관련 무균수술실, 3D 볼륨 촬영장비, 줄기세포 카운터 등을 도입했다. 2017년에는 난치병 극복 및 안티에이징 치료에 필요한 줄기세포를 장기보관할 수 있는 초저온 셀뱅킹 시스템(영하 196도 초저온 액체질소 보관)을 개원 성형외과로는 처음으로 들여왔다. 국내 개원의 가운데 C, M, H, T사의 4가지 첨단 줄기세포추출장비를 모두 갖춘 곳은 필자의 병원이 유일하다. 이런 인프라 투자에 십수억원이 투입됐다.